날씨가 너무 더워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르륵 흐르는 8월의 한여름날, 우리 집은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 어린 나는 새 아파트로 이사 오는 게 너무 좋았다 그전에 살던 집은 반지하였는데, 거기서 귀신도 보고, 가위도 눌리고, 벌레 나오고 습하고.. 정말 좋지 않았거든. 신났던 우리 가족과는 반대로 더운 여름날 이사를 하다보니 이삿짐을 나르는 사람들은 굉장히 짜증내고 힘들어했다. 평소 눈치를 좀 많이 보던 나는 짐을 옮겨주는 사람들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이 사람들이 우리 짐 안 옮겨준다고 하면 어쩌지? 하면서- (별 걱정을 다 할 때다. 지금도 별 걱정을 다하지만..ㅠ) 그중에 한 젊은 인부가 주방에 붙박이로 있는 라디오를 켰다. DJ의 이런저런 얘기가 들렸고, 곧 박진영의 '썸머징글벨'이 흘러나왔다. ..